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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의 이빨

글:@Kstory1225

“이 상처는 어쩌다 난 건지 얘기해주겠어요?”

캠벨 가의 장녀는 시선을 내렸다. 단정한 교복 치마 아래로 드러난 무릎 살갗이 까져 있었다. 상처에는 붉은 피가 맺혀 있었다. 아릿한 고통을 느끼는 와중에도 내심 위화감이 피어올랐다.

왜 저런 걸 묻지?

양호실 특유의 냄새가 자극하는 건 후각만이 아니었다. 어렴풋한 기억이 떠오르려다가 가물가물 사라졌다.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양호 선생님은 보통 학생들에게 저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학생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 아니었다. 다만 퍼도 퍼도 줄지 않는 샘물 같은 기력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넘어지고, 쓸리고, 부딪치는 게 일상이었다. 자잘한 상처에 하나하나 연유를 따졌다가는 제때 치료를 할 시간도 나오지 않을 터였다.

“죄송해요. 부담스러운 질문이었나요? 하지만 아이의 다친 상처를 돌보고 이유를 알고 예방하는 건 제 일인걸요.”

창백할 만큼 하얀 손이 무릎에 난 상처 바로 근처를 맴돌았다. 머리 위로 울리는 목소리에는 숨이 많이 섞여 있었다. 불현듯 고개를 올린 순간 연보랏빛 눈동자와 곧바로 마주했다. 단정하게 귀 뒤로 넘어가 있던 머리카락이 사락 내려가면서 한쪽 눈을 덮었다. 남은 한쪽 눈동자가 샐그러진 눈웃음을 지었다.

“그러니, 말해주겠어요? 이 상처의 원인을.”

다시 위화감이 떠올랐다가 연한 푸딩처럼 뭉그러졌다. 말하지 못할 것은 없다는 결론을 지은 그녀가 입을 열었다.

사물함을 열자마자 진한 흙냄새가 났다. 질척거리는 진흙에서는 공기 방울이 이따금 터지고 있었다. 캠벨은 습관처럼 가만히 뺨을 쓸어내렸다. 손끝에 교정기 금속의 차가운 감촉이 스쳤다.